아득바득 그 업무를 하고 있을 때는 몰랐다. 내가 사실은 마케팅 업무를 싫어한다는 것을. 내가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이후 직장을 옮기며 'MD'로 직무 전환을 했을 때였다.
내가 처음 '마케팅'이라는 업무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초등학생 시절 즐겨봤던 트렌디 드라마들을 통해서였다. 당시 나는 배우 김희선을 덕질하고 있었는데, 그녀가 주연을 맡아 당찬 직장여성을 연기하던 <미스터 Q>나 <토마토> 같은 드라마를 즐겨 봤기 때문이다. 트렌디 드라마 속 배우들은 하나같이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, 디자인 같은 업무를 통해 직장 내에서 성장하며 사랑을 쟁취했다.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며, 나는 나 또한 언젠가 그런 '커리어 우먼'의 길을 걷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.
90년대에 우후죽순으로 범람하던 그 수많은 트렌디 드라마들에서 다뤘던 직업 중, 나는 왜 하필 '마케팅'에 꽂혔던 걸까. 거기에는 아마 <미스터